마시앙코 2020,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의 매혹적인 변주

마시앙코, 이름에 담긴 이야기

와인을 즐기는 즐거움 중 하나는 그 이름과 유래를 알아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마시앙코(Masianco)'라는 이름은 매우 직관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합니다. 이탈리아의 명문 와이너리 '마시(Masi)'와 이탈리아어로 '하양', 즉 '화이트 와인'을 의미하는 '비앙코(Bianco)'의 합성어입니다. 이름 그대로 마시 와이너리의 정체성이 담긴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입니다. 이 와인이 단순한 화이트 와인이 아닌 특별한 이유는, 마시 와이너리가 오랜 전통 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파시멘토(Appassimento)' 기법을 화이트 와인에 최초로 적용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혁신의 시작, 아파시멘토 기법이 만든 화이트

아파시멘토 기법은 주로 이탈리아의 고급 레드 와인(아마로네, 레치오토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수확한 포도를 말려 농도를 높이는 공정입니다. 마시는 이 까다로운 기법을 화이트 와인 포도 품종에 도전적으로 적용했습니다. 마시앙코는 이렇게 부분적으로 아파시멘토 방식으로 건조시킨 포도로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을 통해 포도는 수분이 증발하고 당도와 향미 성분이 농축되어, 일반적인 화이트 와인보다 더 풍부한 몸매와 복잡한 향, 독특한 감칠맛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후 3개월 간의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숙성을 거쳐 신선함과 풍부함 사이의 절묘한 균형을 완성합니다.

마시앙코 2020을 구성하는 포도 품종

마시앙코 2020은 두 가지 포도 품종의 조화로운 블렌드로 탄생했습니다. 주를 이루는 품종과 보조하는 품종이 각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합니다.

  • 피노 그리지오 (75%): 이 와인의 주축을 이루는 품종입니다. 피노 그리지오는 중간 이상의 바디감과 살구, 복숭아, 배 같은 풍부한 과일 향을 특징으로 합니다. 아파시멘토 공정을 통해 그 풍미가 더욱 농축되어 와인에 구조감과 풍성한 여운을 부여합니다.
  • 베르두초 프리울라노 (25%): 이탈리아 북동부 프리울리 지역의 토착 품종으로, 높은 산도와 은은한 꽃향기, 허브, 미네랄 노트로 유명합니다. 이 품종이 블렌드에 더해짐으로써 피노 그리지오의 풍부함에 신선함과 균형을 더하고, 여름 과일의 향기에 청초한 꽃다발의 느낌을 얹어줍니다.
마시앙코 2020 핵심 정보
항목 내용
생산자 마시(Masi Agricola)
생산 연도 2020
생산 지역 이탈리아, 베네토, 발폴리첼라
주요 품종 피노 그리지오 (75%), 베르두초 프리울라노 (25%)
주요 기술 부분 아파시멘토 기법 적용
숙성 방식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3개월
와인 스타일 풍부하고 향기로운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

마시앙코 2020, 감각의 기록

눈으로 보는 색은 선명한 짚색에 가까운 노란빛을 띱니다. 코를 가까이 가져가면, 아파시멘토 기법의 힌트가 느껴지는 익은 복숭아와 살구 잼, 배, 그리고 건포도의 풍부한 향이 먼저 다가옵니다. 그 뒤로 베르두초 프리울라노가 선사하는 백꽃과 미네랄, 은은한 허브의 향이 어우러져 단순하지 않은 매력을 발산합니다.

입 안에서 느껴지는 맛은 첫인상처럼 풍성합니다. 부드럽고 윤기 있는 텍스처와 함께 익은 과일의 달콤함이 느껴지지만, 이는 당도가 아닌 과일 본연의 풍미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중간 이상의 바디감이 입안을 채우고, 적절한 산도가 그 풍부함을 지탱하며 청량감과 균형을 유지합니다. 마무리는 깔끔하면서도 은은한 과일과 미네랄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 한 모금이 끝나도 다음 모금이 기다려지는 매력을 지녔습니다.

어떤 자리와 음식과 함께할까?

마시앙코 2020은 그 풍부한 향과 바디 덕분에 단순한 애피타이저 이상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와인입니다. 상큼함만을 찾는 와인보다는 조금 더 깊이 있고 다채로운 화이트 와인을 원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 음식 페어링: 풍미가 강한 해산물 요리(갈릭 버터 새우, 조개 스파게티, 그릴한 도미), 크림 소스를 곁들인 파스타, 리소토, 가벼운 백육(훈제 오리, 치킨 카츄치오), 다양한 치즈 플래터(尤其是 하드 치즈나 크림치즈), 그리고 한식으로는 간장게장이나 양념 갈비구이와도 의외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 어울리는 자리: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가벼운 만찬, 가을 저녁의 산책 후 집에서의 여유로운 한 잔, 친구들과의 정찬 자리에서 오프닝 와인으로, 혹은 와인 입문자가 레드 와인의 풍부함으로 넘어가기 전에 경험해보면 좋은 교량 역할을 하는 와인입니다.

연도별 변주와 소비자 후기

마시앙코는 꾸준한 사랑을 받는 와인으로, 연도별로 미세한 차이를 경험하는 것도 즐거움입니다. 예를 들어, 2019년 버전은 클래식한 균형을 잘 유지했다는 평가를, 2014년 버전은 당시 한 블로거가 '깔끔한 곡주 느낌에 달콤한 맛'이라고 표현하며 와인보다는 다른 술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아파시멘토를 통한 농축된 과일 향이 주는 인상 때문으로 보입니다. 2020년 버전은 이러한 특유의 풍부함을 유지하면서도 신선함과 산도의 균형을 잘 잡은 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이 와인을 '상큼한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이나 포르투갈 그린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선호할 만한 스타일'이라고 언급합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과일의 풍성함과 구조감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확실한 만족을 선사하는 와인입니다. 쿠킹 클래스 해단식 같은 특별한 모임에서 카포나타(시칠리아 전통 가지 요리)와 함께 페어링되기도 했듯, 다양한 요리와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능력도 뛰어납니다.

마시는 단순한 와인이 아닌 경험

마시앙코 2020은 한 병의 와인을 통해 이탈리아 와인의 전통과 혁신을 동시에 맛보게 하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화이트 와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풍부한 향과 맛, 그러나 무겁지 않은 여운은 이 와인만의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가능하게 합니다. 특별한 날을 위해, 혹은 일상에 작은 특별함을 더하기 위해 마시앙코 한 병을 열어본다면, 그 이름에 걸맞은 '마시(Masi)'의 자랑스러운 정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탈리아 베네토의 햇살과 바람, 그리고 와인 메이커의 도전정신이 농축된 한 잔을 권해봅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샴페인 드라피에 브뤼 나뚜르: 피노 누아의 순수한 매력을 알아보자!

남아공 와인의 매력, 맨 빈트너스 쉬라즈 2008 리뷰 & 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