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비치 포비든 바인 말보로 소비뇽 블랑 2019, 독특한 라벨 뒤에 숨은 매력
와인을 고를 때, 라벨 디자인이 첫인상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너무 독특한 디자인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거부감을 느끼게 만들기도 하죠. 배비치(Babich)의 '포비든 바인(Forbidden Vine)' 시리즈는 그런 와인 중 하나입니다. 특히 말보로(Marlborough) 소비뇽 블랑 라벨에 그려진 사람 그림은 평소 접하던 우아한 디자인의 와인들과는 사뭇 달라 처음엔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독특한 외피 안에는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와이너리의 진심과 품질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2019 빈티지의 매력에 깊게 파고들어 보려고 합니다.
배비치, 포비든 바인의 유래와 철학
포비든 바인 시리즈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뉴질랜드 명가 배비치 와이너리의 제품 라인입니다. 크로아티아 출신 이민자인 조셉 배비치(Joseph Babich)가 1916년에 설립한 이 와이너리는 오클랜드 헨더슨 지역에서 시작해 현재는 말보로, 호크스 베이 등 뉴질랜드 주요 산지에서 고품질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Forbidden Vine'이라는 이름은 배비치 가문의 한 전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설립자 조셉 배비치의 어머니는 가족 포도밭의 한 줄기에만 열리는 특별한 포도로 만든 와인을 아들에게 금지했었다고 합니다. 그 '금지된 포도나무(Forbidden Vine)'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이 시리즈는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도전정신과 특별한 개성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라벨의 독특한 인물 일러스트는 바로 이러한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낸 것이죠.
말보로 소비뇽 블랑, 그리고 2019 빈티지의 의미
뉴질랜드 와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말보로 지역의 소비뇽 블랑일 것입니다. 선명한 과일향과 풍부한 산도, 풀내음과 자두, 파슬리 등 다양한 아로마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죠. 배비치 포비든 바인 말보로 소비뇽 블랑은 바로 이 명성 높은 지역의 포도로 만들어집니다.
와인의 맛과 향은 빈티지(수확년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2019년은 말보로 지역에 대해 '균형 잡히고 우아한' 해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더위나 장마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기후 조건이 유지되어 포도가 균형 있게 성숙할 수 있었던 해입니다. 따라서 2019 빈티지는 과일의 신선함과 복잡한 풍미, 깔끔한 여운이 조화를 이루는 특징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 항목 | 내용 |
|---|---|
| 와인명 | Babich, Forbidden Vine Malborough Sauvignon Blanc 2019 |
| 종류 | 화이트 와인 |
| 생산지 | 뉴질랜드, 남섬, 말보로(Marlborough) |
| 생산자 | 배비치 와이너리(Babich Wines) |
| 빈티지 | 2019 |
| 주 품종 | 소비뇽 블랑 100% |
| 알코올 도수 | 약 12.5% ~ 13% (예상) |
| 음용 온도 | 8~10°C |
테이스팅 노트: 독특한 라벨 너머의 풍미
황록색을 띠는 밝은 색상이 신선함을 예고합니다. 코를 가까이 가져가면 말보로 소비뇽 블랑의 전형적인 풀내음(잔디, 파슬리)과 함께 자두, 시트러스 계열의 상큼한 향이 느껴집니다. 2019 빈티지의 특징으로, 열대 과일(파인애플, 망고)의 달콤한 뉘앙스도 은은하게 묻어날 수 있습니다.
입 안에서는 생동감 있는 산도가 먼저 느껴지며, 신선한 과일의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과즙이 풍부하고 깔끔한 질감이 인상적이며, 중간 이상의 바디감으로 입안에 존재감을 남깁니다. 여운은 상당히 깨끗하고 길게 이어지며, 미네랄리티가 은은하게 느껴져 전체적인 균형을 완성합니다.
어울리는 음식과 음용 팁
이 와인의 생동감 있는 산도와 풍부한 과일향은 다양한 요리와의 페어링을 가능하게 합니다. 특히 다음 같은 음식들과 함께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 해산물: 생선회(사시미), 굴, 새우, 조개류, 그릴에 구운 흰살생선
- 샐러드 & 전채: 염장 연어(그라블락스), 치즈가 듬뿍 들어간 그린 샐러드, 허브를 사용한 요리
- 아시아 음식: 베트남 쌀국수(퍼), 타이식 새우 카레, 초밥
- 치즈: 고다치즈, 모차렐라, 리코타와 같은 부드러운 치즈
음용 시에는 너무 차갑게 하기보다는 8-10도 사이에서 서서히 즐기는 것이 다양한 아로마를 느끼는 데 좋습니다. 와인을 조금만 따라 조금씩 공기와 접촉시켜 가며 변화하는 향을 관찰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다른 빈티지와의 비교 및 소비자 평가
자료에 언급된 다른 빈티지들(2018, 2020, 2022)과 비교해 볼 때, 2019년은 특히 '균형'이라는 키워드가 돋보입니다. 2018년은 더 풍부하고 익힌 과일의 특징을, 2020년이나 2022년과 같은 비교적 최근 빈티지는 더 직설적인 신선함과 풀내음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19년은 그 중간쯤에서 우아함과 복잡성을 갖춘 빈티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소비자들은 처음 라벨에 대해 '독특하다', '낯설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한 번 마신 후에는 '맛에 비해 가격 대비가 좋다', '데일리 와인으로 최고', '라벨이 기억에 남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많이 합니다. 특히 현백 미아 지하 와인샵과 같이 접근성 좋은 곳에서 데일리 와인으로 구매된다는 점이 이 와인의 일상적인 매력을 증명합니다.
마치며: 금지된 포도나무의 유혹을 받아들이다
배비치 포비든 바인 말보로 소비뇽 블랑 2019는 첫인상과는 달리, 매우 클래식하고 잘 만들어진 말보로 소비뇽 블랑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독특한 라벨은 오히려 이 와인을 더 기억에 남게 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100년 전통의 와이너리가 전하는 '금지된' 도전정신이 현대적인 일러스트로 재해석되어 우리의 테이블에 오른 것이죠.
와인은 결국 라벨이 아니라 병 안에 담긴 내용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이 와인은 그 점을 확실히 상기시켜 줍니다. 다음번 와인샵에서 낯선 라벨의 와인을 마주한다면, 한 번쯤 용기를 내어 집어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와 풍미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배비치 포비든 바인은 그런 발견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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