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폴즈 야타나 샤도네이 2018, 호주 최고의 화이트 와인을 만나다
야타나, 그 이름에 담긴 의미
호주 와인의 대명사 펜폴즈(Penfolds)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그랑지(Grange)'일 것입니다. 하지만 펜폴즈의 야심은 레드 와인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1995년, 그랑지에 버금가는 세계적 수준의 프리미엄 화이트 와인을 만들겠다는 도전적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그 결실이 바로 '야타나(Yattarna)'입니다. '야타나'는 호주 원주민 어휘로 '점진적으로, 단계적으로'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이름은 단순한 하나의 와인을 넘어, 최상의 샤도네이를 만들기 위해 해마다 최고의 포도원을 찾아다니며 점진적으로 완성도를 높여가는 펜폴즈의 철학과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야타나의 목표는 명확했습니다. '호주의 그랑 크뤼(Grand Cru) 샤도네이'를 만드는 것. 이를 위해 펜폴즈는 호주 전역의 다양한 샤도네이 산지를 철저히 연구하고, 각 해의 기후 조건에 따라 가장 훌륭한 포도를 선별해 블렌딩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2018 빈티지의 야타나는 이러한 철학이 집약된 결과물로, 태즈매니아(Tasmania)와 툼바룸바(Tumbarumba), 애들레이드 힐스(Adelaide Hills)라는 호주를 대표하는 세 개의 쿨 클라이멋 지역에서 최상의 포도를 조화롭게 블렌딩하여 탄생했습니다.
2018 빈티지, 완벽한 조건이 빚은 균형
2018년은 호주 남부 지역 전반에 걸쳐 샤도네이 포도 재배에 이상적인 조건을 선사한 해였습니다. 비교적 서늘한 봄과 건조한 여름이 이어지며 포도는 천천히 그리고 완벽하게 성숙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야타나의 핵심 산지인 태즈매니아와 툼바룸바는 뚜렷한 주야간 온도 차(일교차)로 인해 포도가 신선한 산도와 집중된 풍미를 유지하면서도 정교한 향과 구조를 갖출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후 조건은 결국 신선함과 풍부함, 힘과 우아함이 공존하는 매우 균형 잡힌 와인을 탄생시키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야타나 2018은 펜폴즈의 정교한 와인 메이킹 기술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일부는 새로운 오크 배럴에서, 일부는 1년, 2년 된 오크 배럴에서 발효 및 숙성을 진행하여 과도한 오크 향이 아닌, 복잡성과 크리미한 질감을 더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또한 일정 기간 죽은 효모(lees)와 함께 숙성하는 '슈르 리(sur lie)' 과정을 거쳐 더 풍부한 질감과 고급스러운 빵빵함(brioche) 같은 향미를 얻었습니다.
| 항목 | 내용 |
|---|---|
| 와인명 | 펜폴즈 야타나 샤도네이 2018 (Penfolds Yattarna Chardonnay 2018) |
| 생산자 | 펜폴즈 와이너리 (Penfolds Winery) |
| 생산지/산지 | 호주 (태즈매니아 Tasmania, 툼바룸바 Tumbarumba, 애들레이드 힐스 Adelaide Hills) |
| 품종 | 샤도네이 100% |
| 빈티지 | 2018 |
| 알코올 도수 | 약 13% (추정) |
| 색상 | 맑은 중간 레몬 색 (Clear Medium Lemon) |
| 주요 테이스팅 노트 | 화약냄새(Gunpowder), 바닐라, 레몬커드, 백복숭아, 그릴드 핀, 미네랄 |
테이스팅 노트: 신선함과 복잡성의 교향곡
야타나 2018은 시각적, 후각적, 미각적으로 완성도 높은 경험을 선사합니다.
- 색상: 유리잔에 따라 맑은 중간 강도의 레몬 색을 띠며, 섬세한 금빛 노트가 감도는 모습이 고급스럽습니다.
- 향: 향의 강도는 뚜렷하게 발현됩니다(Pronounced Nose Intensity). 가장 먼저 느껴지는 독특한 '화약냄새(Gunpowder)' 또는 '부싯돌(Flint)' 같은 미네랄 향은 고급 샤도네이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이어서 잘 통제된 새 오크에서 비롯된 부드러운 바닐라와 크리미한 레몬 커드, 익은 백복숭아, 그리고 은은한 그릴드 핀(구운 소나무)의 향이 층층이 쌓여 나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복잡한 향들이 피어오릅니다.
- 맛과 여운: 입 안에서는 놀라운 신선함과 풍부함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선명한 레몬, 자몽의 산도가 살아있지만, 오크 숙성과 슈르 리 과정을 통해 얻은 크리미하고 부드러운 질감(크림, 버터)이 이를 완벽하게 감싸줍니다. 미네랄리티가 여운까지 깔끔하게 이어지며, 매우 긴 여운을 남깁니다. 힘이 있으면서도 전혀 무겁지 않은, 우아한 균형이 인상적입니다.
어울리는 음식과 음용법
이처럼 복잡하고 풍미가 풍부한 와인은 음식과의 매칭에도 큰 즐거움을 줍니다. 야타나 2018의 우아한 산도와 크리미한 질감, 깔끔한 미네랄리티는 다양한 요리와 조화를 이룹니다.
- 해산물: 버터 소스를 곁들인 로브스터, 그릴에 구운 대구나 연어, 생선 파이, 크리미한 해산물 파스타.
- 가금류: 오븐에 구운 치킨, 크림 소스를 곁들인 퀴진.
- 기타: 고소한 버섯 요리, 리조또, 부드러운 크림 치즈나 브리, 카망베르 같은 치즈.
음용 온도는 너무 차갑지 않게 10-12°C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낮은 온도는 복잡한 향을 가리게 됩니다. 적절한 크기의 백와인 글라스에 따라 충분히 산화시켜가며 변화하는 향과 맛을 음미하는 것이 좋습니다.
펜폴즈의 화이트 와인, 야타나의 위상
펜폴즈는 1844년 설립 이래 호주 와인의 역사를 써내려온 명실상부한 명가입니다. 그랑지가 호주 쉬라즈의 기준을 제시했다면, 야타나는 호주 샤도네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단일 포도원이 아닌 최고의 산지를 블렌딩한다는 개념은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이었으며, 이는 각 빈티지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펜폴즈만의 일관된 스타일과 높은 완성도를 유지하는 철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야타나는 그랑지와 마찬가지로 '빈 넘버(Bin Number)' 체계를 사용하며, 그 빈 넘버는 '144'입니다. 이는 펜폴즈 와이너리 내부에서 이 프로젝트를 위해 할당된 실험 번호에서 유래되었고, 지금은 야타나의 정체성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2018년 빈티지는 이러한 오랜 연구와 노력, 그리고 운 좋게도 완벽에 가까운 자연 조건이 맞아떨어진 결과물입니다. 호주 최고의 화이트 와인을 논할 때 반드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제는 클래식이 된 와인입니다.
결론적으로, 펜폴즈 야타나 샤도네이 2018은 단순한 호주 샤도네이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의 위트 와인으로 자리매김한 작품입니다. 화려하고 복잡한 향, 힘과 우아함을 동시에 갖춘 구조, 그리고 깨끗하게 마무리되는 긴 여운은 와인 애호가라면 꼭 한 번 경험해봐야 할 미학입니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거나, 최고의 식자재와 함께 최상의 와인 페어링을 즐기고 싶을 때, 야타나 2018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점진적으로 완성도를 높여가는 펜폴즈의 여정을 한 잔에 담아낸 이 와인은 마시는 이에게도 점진적으로 깊어지는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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