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 갓테라 바롤로 2017, 명가의 싱글 빈야드 예술
이탈리아 왕관의 보석, 바롤로와 명가의 만남
이탈리아 피에몬테 주, 그 중에서도 바롤로 지역은 와인 애호가들에게 '와인의 왕, 왕의 와인'으로 불리는 위대한 네비올로 와인의 고향입니다. 수많은 명가들이 이 땅에서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Cordero di Montezemolo) 가문은 19세기 중반부터 라 모라(La Morra) 마을을 중심으로 독보적인 전통과 품질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명가가 자랑하는 싱글 빈야드(Single Vineyard) 바롤로, '갓테라 2017(Gattera 2017)'에 대해 깊이 탐구해 보려 합니다. 이 와인은 단순한 한 병이 아니라, 특정 포도원의 진정한 테루아르(terroir)를 담아낸 예술품에 가깝습니다.
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 역사가 깃든 이름
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 가문의 역사는 1340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가문의 이름은 '산(山)의 양'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실제로 가문의 문장에도 양이 등장합니다. 19세기에 이르러 파올로 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Paolo Cordero di Montezemolo)가 라 모라 지역의 포도원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와인 양조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현재는 가문의 후예이자 오너 겸 와인메이커인 엔리코 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Enrico Cordero di Montezemolo)가 전통을 이어가며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와인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들의 철학은 각 포도원의 개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순수하게 표현하는 데에 있습니다.
갓테라(Gattera), 남서향의 태양을 품은 특급 포도원
'갓테라'는 라 모라 마을에 속한 MGA(Menzioni Geografiche Aggiuntive, 추가 지리적 표시) 중 하나로, 몬팔레토(Monfalletto) 지역의 삼나무 아래, 남서향을 바라보는 완만한 경사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방향은 햇빛을 풍부하게 받아 포도가 완벽하게 성숙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합니다. 특히 네비올로(Nebbiolo) 품종은 성숙에 많은 햇빛과 열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갓테라 포도원의 지리적 조건은 최상급의 포도를 생산하는 데 일조합니다. 이 포도원에서 나온 포도만을 사용하여 만드는 것이 바로 '싱글 빈야드 바롤로, 갓테라'입니다. 이는 한 포도원의 독특한 풍미 프로필을 가장 정직하게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 갓테라 바롤로 2017 상세 분석
2017년은 피에몬테 지역에서 매우 더운 해였습니다. 이러한 기후 조건은 와인에 강렬한 과실의 농도와 풍부한 바디감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의 갓테라 2017은 이러한 조건을 잘 극복하고, 명가의 정신을 담아낸 뛰어난 결과물입니다.
- 외관: 옅은 루비 빛갈을 띠며, 가장자리에는 오렌지 빛의 림(테두리)이 감지됩니다. 이는 네비올로 와인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의 시작을 알립니다.
- 향: 매우 복잡하고 고혹적인 향의 향연을 펼칩니다. 가장 먼저 잘 익은 붉은 체리, 자두, 라즈베리의 생생한 과실 향이 느껴집니다. 이어서 장미와 같은 꽃향기, 그리고 바롤로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스모키한 향, 타바코(담배 잎), 삼나무, 가죽 등의 매력적인 이차 향이 다층적으로 피어오릅니다.
- 맛과 구조: 입 안에서는 당도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 건조한(dry) 스타일입니다. 중간 이상의 활기찬 산미가 와인에 신선함과 균형을 부여합니다. 바디감은 미디엄에서 풀(Medium to Full) 바디에 가까우며, 입안을 감싸는 풍성함이 느껴집니다. 네비올로의 상징과도 같은 탄닌은 강력하지만, 잘 통합되어 거칠지 않고 고운 입자감을 보여줍니다. 이 탄닌은 장기 숙성 가능성을 암시하며, 여운은 길고 복잡합니다.
전반적으로 이 와인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접근성과 복잡성을 동시에 보여주며, 앞으로 10년 이상의 숙성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요 평가 및 수상 내역
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 갓테라 바롤로는 세계적인 와인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으며, 특히 2017년 빈티지는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뜨거운 해에 대한 우려를 뛰어넘는 제작사의 역량을 증명합니다.
| 평가 기관/비평가 | 점수 | 특징 및 평가 요약 |
|---|---|---|
| James Suckling | 97점 | 이탈리아 TOP 100 와인에 선정. 복잡한 아로마와 구조감, 우아함을 높이 평가. |
| Wine Enthusiast | 94점 (2017 빈티지) | 익은 체리, 타르, 장미 향과 강력한 탄닌, 긴 피니시를 언급하며 균형 잡힌 훌륭한 와인으로 평가. |
음식 페어링과 적정 음용 온도
갓테라 2017과 같은 풀바디의 레드 와인은 풍미가 강한 요리와 찰떡궁합을 이룹니다. 강한 탄닌은 지방과 단백질과 결합하여 상쾌한 마무리를 제공합니다.
- 추천 음식: 전통적인 이탈리아 요리인 트러플을 곁들인 리조토, 브라즈드 비프(끓여서 조린 소고기), 구운 양고기, 숙성된 하드 치즈(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그라나 파다노), 육즙 가득한 스테이크 등.
- 음용 온도: 너무 낮은 온도는 탄닌을 거칠게 만들 수 있으므로, 16-18°C 사이에서 서서히 음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디캔팅(Decanting) 1-2시간 전에 병을 열어 공기와 접촉시켜 주면 닫힌 향이 더욱 열리고 탄닌이 부드러워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시간이 선물할 완성도
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 갓테라 바롤로 2017은 명가의 유산, 특급 포도원의 테루아르, 도전적인 빈티지를 극복한 제조사의 노련함이 결합된 작품입니다. 현재 음용해도 그 깊이를 느낄 수 있지만, 병 속에서 더욱 복잡한 향과 부드러운 질감으로 발전할 여지가 충분한 와인입니다. 이 와인을 마시는 것은 단순한 음주가 아니라, 피에몬테의 한 조각 땅이 선사하는 이야기를 듣는 경험입니다. 바롤로의 진정한 매력과 위대함을 알고 싶은 분이라면, 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인상의 싱글 빈야드 바롤로'에 주목해 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한 병을 구매하여 지금 한 병, 그리고 몇 년 후 한 병씩 열어보며 시간이 빚어내는 변화를 관찰하는 것도 와인을 즐기는 큰 즐거움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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