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 13 힙스터, 네그로아마로의 힙한 변주
힙함을 담은 병, 페로 13 힙스터를 만나다
와인을 고를 때, 당신은 무엇을 보시나요? 유명 산지, 고득점, 혹은 오랜 전통을 가진 명성 있는 와이너리? 때로는 그런 기준을 잠시 내려놓고, 단순히 '마음에 드는' 와인을 선택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와인은 바로 그런 즐거움을 선사하는 와인입니다. 이름부터 독특한 '페로 13 힙스터(Ferro 13 Hipster)'. 이탈리아 풀리아(Puglia)의 대표 품종 네그로아마로(Negroamaro) 100%로 만들어진 이 와인은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교차하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힙스터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유행을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이들을 위한 와인처럼 느껴집니다. 레이블이 특이하다는 후기가 많던 이 와인,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페로 13 힙스터의 정체성: 와이너리와 네그로아마로
페로 13(Ferro 13)은 2015년, 다섯 명의 젊은 친구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비교적 신생 와이너리입니다. 이탈리아 남부의 구릉 지대, 풀리아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Ferro'는 이탈리아어로 '철(鐵)'을 의미하며, 이 지역 토양에 풍부한 철분과 와인에 느껴지는 미네랄 감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13'은 설립 멤버들이 좋아하는 숫자이자, 이 와인의 도수를 암시하기도 합니다. 전통에 깊이 뿌리내리기보다는 새로운 시각과 자유로운 정신으로 지역의 대표 품종을 해석하려는 도전정신이 느껴지는 브랜드입니다.
이 와인의 주인공은 단연 네그로아마로 품종입니다. '쓴 검둥이'라는 뜻의 이름처럼, 깊은 색상과 풍부한 타닌, 허브와 같은 다소 쓴맛이 특징인 품종입니다. 풀리아 지역의 뜨거운 햇살 아래서 자라며 높은 알코올 도수와 풍부한 과일 향을 자랑합니다. 페로 13 힙스터는 이런 네그로아마로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접근하기 쉬운 드라이한 스타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힙스터라는 이름은 아마도 이런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젊고 세련된 접근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요?
페로 13 힙스터 상세 정보 및 테이스팅 노트
다양한 자료를 종합해 페로 13 힙스터의 정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특히 시음 후 느껴지는 맛과 향에 대한 평가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하였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와인명 | Ferro 13 Hipster Negroamaro |
| 생산자 | 페로 13(Ferro 13) |
| 국가/지역 | 이탈리아 / 풀리아 IGT |
| 품종 | 네그로아마로 100% |
| 알코올 | 13.0% ~ 13.5% |
| 당도 | 드라이(Dry) |
| 추천 서빙 온도 | 11-12°C (차갑게 식힌 상태) |
| 라벨 특징 | 종이 재질로, 만지는 촉감이 특별하다는 평이 많음. |
| 수상 이력 | 2019 런던 와인 컴피티션 실버, 2017 루카 마로니 93점 |
테이스팅 노트를 살펴보면, 첫 인상은 진한 루비 레드 색상입니다. 코를 가까이 가져가면 익은 붉은 과일(체리, 자두)의 향과 함께 가벼운 스파이시함이 느껴집니다. 오크향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아 품종 본연의 맛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입 안에서는 부드러운 타닌이 느껴지며, 네그로아마로 특유의 미묘한 쓴맛(허브, 카카오 느낌)이 깔끔한 여운으로 이어집니다. 산도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무겁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바디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힙스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복잡하거나 위압적이기보다는 쉽게 즐길 수 있는 매력이 돋보입니다.
어떻게 즐길까? 페어링과 음용 팁
이렇게 균형 잡힌 와인은 다양한 음식과의 페어링이 가능합니다. 자료에서 추천하는 것처럼 이탈리아 식문화와 잘 어울리는 것은 당연하겠죠.
- 타파스(Tapas): 햄, 치즈, 올리브, 마리네이드한 해산물 등 다양한 소량의 안주와 함께하면 와인의 과일향이 더욱 돋보입니다.
- 파스타: 토마토 소스를 베이스로 한 파스타(아라비아타, 볼로네제 등)와의 궁합이 훌륭합니다. 와인의 산도가 토마토의 산미를 잡아줍니다.
- 육류: 그릴에 구운 치킨, 돼지고기, 또는 간단한 햄버거와도 잘 어울립니다. 특히 풀리아 지역의 명물 '봄바 아로스토(구운 어린 양고기)'를 생각해보면 이상적입니다.
- 기타: 피자, 버섯 요리, 그라탕 요리 등과도 무난하게 매칭될 수 있습니다.
음용 팁으로는, 너무 따뜻하게 마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추천 온도인 11-12°C를 지키기 위해 30분 정도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디캔팅은 필수는 아니지만, 병따개를 연 직후 느껴지는 약간의 환기 시간(15-20분)을 주면 향이 더욱 열리고 부드러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힙스터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와 총평
'힙스터'는 때로는 유행을 선도하는, 때로는 유행을 거부하는 아이러니한 정체성을 가진 단어입니다. 페로 13 힙스터는 이 이름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아마도 '와인은 특정 계층만을 위한 고급스러운 음료가 아니라, 일상에서 개성 있게 즐길 수 있는 문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화려한 병이나 고급스러운 포장 대신, 만지는 감촉이 좋은 종이 라벨을 선택한 점에서도 이런 철학이 엿보입니다. 전통적인 네그로아마로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접근성을 높인 점이 이 와인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수상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 전문가들의 평가도 좋습니다. 2019 런던 와인 컴피티션에서 실버 메달을 수상했고, 유명 비평가로부터 93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그 품질을 입증합니다. Vivino 평점 3.7 또한 합리적인 가격대를 고려했을 때 매우 준수한 점수라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페로 13 힙스터는 다음과 같은 분께 특히 추천합니다.
- 이탈리아 남부 와인, 특히 네그로아마로에 입문하려는 초보자.
- 전통적인 스타일보다 가볍고 현대적인 스타일의 레드 와인을 선호하는 분.
- 일상에서, 혹은 가벼운 모임에서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와인을 찾는 분.
- 이름처럼 독특하고 개성 있는 라벨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분.
한 병의 와인이 단순한 음료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와인입니다. '힙해지고 싶다'는 농담 섞인 마음으로 이 병을 열어본다면, 네그로아마로가 선사하는 진한 풍미와 페로 13이 담아낸 자유로운 정신을 동시에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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