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멘 비조 에세조 2018, 부르고뉴의 극소수파가 빚은 우아한 걸작
도멘 비조, 부르고뉴를 뒤흔든 내추럴 와인의 선구자
부르고뉴의 중심, 보졸레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황금의 땅 코트 드 뉘. 그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별들, 그랑 크뤼 포도원이 모여 있는 보졸레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도멘 비조(Domaine Bizot)'는 단순한 명가를 넘어 하나의 신화이자 열정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에세조(Echezeaux) 그랑 크뤼는 비조를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 도멘의 정수를 보여주는 와인입니다. 2018년이라는 환상적인 비네이지에 탄생한 '도멘 비조 에세조 2018'은 어떤 매력으로 수집가들과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걸까요?
도멘 비조의 현재를 만든 장 이브 비조(Jean-Yves Bizot)는 부르고뉴에서 '내추럴 와인' 운동을 선도한 선구자 중 한 명입니다. 그는 홀 클러스터 발효(포도송이 전체를 발효시키는 방식)와 최소한의 아황산 처리, 새 오크통 사용을 극도로 제한하는 등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독자적인 방식을 고수합니다. 그 결과물은 막강한 힘보다는 섬세함, 투명함, 순수한 과실의 표현에 집중된, 기존 부르고뉴의 틀을 깨는 독특한 스타일입니다. 이러한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바로 에세조 그랑 크뤼 '엉 오르보(En Orveaux)' 포도원에서 나온 와인입니다.
에세조 그랑 크뤼, 그리고 '엉 오르보'의 특별함
에세조는 보졸레 마을에 위치한 거대한 그랑 크뤼 포도원으로, 11개의 지소(리유 디)로 나뉘어 있습니다. 각 지소마다 미세한 토양과 기후 조건이 달라 와인의 스타일에 영향을 미칩니다. 도멘 비조가 소유한 포도원은 그중에서도 '엉 오르보(En Orveaux)' 지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엉 오르보는 에세조 내에서도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고, 깊은 밤색을 띠는 석회질 점토 토양이 특징입니다. 이 토양은 와인에게 섬세하면서도 구조감을 부여하며, 우아함과 미네랄리티를 동시에 갖추게 합니다.
장 이브 비조는 이 포도원을 극도로 세심하게 관리합니다. 낮은 수확량, 철저한 포도 선별, 그리고 최소한의 개입 원칙은 포도 본연의 맛과 테루아르(포도원의 고유 특성)를 가장 정직하게 병에 담아내기 위함입니다. 2018년은 부르고뉴 전체적으로 고온과 건조한 날씨가 지속된 해로, 풍부한 과실과 높은 알코올 도수를 가진 와인이 많습니다. 그러나 비조의 철학 아래에서는 이런 조건마저도 우아함과 신선함을 잃지 않는, 균형 잡힌 에너지로 승화됩니다.
도멘 비조 에세조 2018, 기대와 평가
2018년 비네이지는 부르고뉴 전역에서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는 해입니다. 따뜻한 기후 덕분에 포도는 완벽한 성숙도를 이루었고, 건강한 산도와 탄탄한 타닌을 형성했습니다. 도멘 비조의 에세조 2018은 이러한 이상적인 조건과 도멘의 독특한 양조 철학이 결합된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초기 평가자들과 애호가들의 노트를 종합해보면, 이 와인은 비조 특유의 투명하고 밝은 루비색을 띨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에서는 장뇌, 딸기, 산딸기, 보라 등 생생한 레드 베리 계열의 아로마와 함께 장미꽃잎, 약간의 향신료, 그리고 엉 오르보 지소 특유의 미네랄과 흙냄새가 복합적으로 느껴집니다. 입안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우아하고 매끄러운 질감, 생동감 넘치는 산도, 그리고 실크처럼 가는 타닌이 조화를 이룹니다. 힘보다는 정교함과 길고 여운 있는 피니시로 마무리되는, 힘찬 대작보다는 섬세한 예술품에 가까운 인상을 줍니다.
다음 표는 도멘 비조 에세조의 최근 몇 개 비네이지에 대한 주요 특징과 음용 가능 시기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 비네이지 | 주요 특징 (예상/평가) | 음용 가능 시기 | 가격대 (참고) |
|---|---|---|---|
| 2018 | 풍성하고 성숙한 과실, 우아한 구조, 비조 특유의 신선함과 투명함이 조화. 환상적인 비네이지의 혜택을 받은 걸작. | 2025년 이후 ~ 2040년대 | 매우 고가 (수요 대비 극소량 생산) |
| 2017 | 상대적으로 시원한 해로, 더욱 신선하고 정확한 과실 표현, 높은 산도와 우아함이 특징. | 2023년 이후 ~ 2035년대 | 고가 |
| 2012 | 클래식한 해, 완성도 높은 2차 향(숙성 향) 발달, 복합성과 우아함이 절정에 가까움. | 현재 음용 가능 ~ 2030년대 | 고가 (시장에서 찾기 어려움) |
| 2011 | 도전적인 해이지만 비조의 솜씨로 균형 잡힌 와인 탄생. 음용에 필요한 시간이 길다고 평가됨. | 2020년대 초반 ~ 2040년대 (장기 숙성 가능) | 고가 |
어떻게 즐겨야 할까? 페어링과 음용 팁
도멘 비조 에세조 2018과 같은 정교한 그랑 크뤼 와인은 단순히 마시는 것을 넘어, 준비 과정부터 경험의 일부입니다.
- 디켄팅: 출시 직후인 지금은 충분한 디켄팅(1시간 이상)이 필수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병입 후 닫혀있던 아로마가 피어나고 타닌이 부드러워지며 진정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 적정 온도: 너무 차갑지도, 너무 따뜻하지도 않은 14-16°C 사이가 적당합니다. 이 온도에서 복잡한 향과 풍미가 가장 잘 표현됩니다.
- 페어링: 강한 소스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요리가 좋습니다. 예를 들어, 송로버섯을 곁들인 비엔나 슈니첼, 로스팅한 암퇘지 고기, 또는 트뤼프 향이 가미된 우아한 치즈(예: 콩테, 보포르)와의 조화가 뛰어납니다.
소장 가치와 마무리
도멘 비조의 와인, 특히 에세조 그랑 크뤼는 그 생산량이 극히 제한적입니다. 전 세계의 수집가와 애호가들이 눈독을 들이는, 구하기 어려운 와인 중 하나입니다. 2018년은 그런 비조 와인 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비네이지의 조건을 타고났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는 젊고 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 10년, 20년 이상의 장기 숙성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복합적이고 매끄러운 모습으로 변모할 것이 기대되는 와인입니다.
도멘 비조 에세조 2018은 단순한 고급 와인이 아닙니다. 이는 한 사람의 확고부동한 철학이 부르고뉴의 위대한 테루아르와 만나 빚어낸 예술품에 가깝습니다. 힘과 농도로 압도하기보다는, 섬세함과 우아함, 투명함으로 감동을 주는 이 와인은 부르고뉴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는 걸작입니다. 만약 한 병을 손에 넣을 기회가 생긴다면, 서두르지 말고 시간을 들여 그 변화의 여정을 지켜보는 것이 이 와인이 주는 최고의 선물을 받는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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