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뱅상 지라르댕의 뽀마르 2017, 젊은 거장이 빚은 부르고뉴의 정수
부르고뉴의 지평선에 새로운 별이 떴습니다. 피에르 뱅상 지라르댕(Pierre Vincent Girardin), 일명 PVG입니다. 부르고뉴 애호가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유명 생산자 뱅상 지라르댕(Vincent Girardin)의 아들이자, 지라르댕 가문의 13대째 양조자로 2017년, 고작 21세의 나이에 첫 빈티지를 선보이며 단숨에 전문가들의 찬사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의 와인은 "검증은 끝났다"는 평가를 받으며 빠르게 입지를 다져가고 있죠. 오늘은 그가 빚어낸 뽀마르(Pommard) 2017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고자 합니다.
피에르 뱅상 지라르댕: 전설을 이어가는 13대째의 도전
피에르 뱅상 지라르댕은 어린 시절부터 포도밭에서 자랐고, 아버지 뱅상 지라르댕에게서 양조의 정석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가업을 계승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자신만의 독자적인 네고시앙 사업을 시작하며 새로운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의 접근법은 전통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순수함과 정밀함, 과일의 생생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둡니다. 2017년은 그의 데뷔 빈티지이자, 이러한 철학이 처음으로 완전한 형태로 구현된 해로 의미가 깊습니다.
부르고뉴의 '남성미', 뽀마르의 매력
뽀마르는 코트 드 뉘(Côte de Nuits)와 코트 드 보네(Côte de Beaune) 사이, 보네 바로 남쪽에 위치한 코트 드 보네의 대표적인 레드 와인 마을입니다. 전통적으로 풍부하고 탄탄한 구조, 강인한 탄닌으로 '부르고뉴의 남성미'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마을에 비해 점토(Clay) 함량이 높은 토양이 이러한 특성에 기여합니다. 프르미에 크루(Premier Cru) 등급의 포도원도 많아, 힘과 우아함을 동시에 갖춘 고품질 와인이 만들어지는 지역입니다.
피에르 뱅상 지라르댕은 뽀마르 지역에서도 몇 군데의 포도원을 통해 와인을 생산합니다. 그중 '레 샤르모(Les Charmots)' 같은 프르미에 크루 포도원은 특히 주목받고 있죠. 그의 2017년 뽀마르는 이러한 명성 있는 테루아르를 자신만의 섬세한 손길로 풀어낸 결과물입니다.
2017 빈티지와 PVG 뽀마르 2017의 특징
부르고뉴의 2017년 빈티지는 전반적으로 매우 우호적인 조건을 가진 해입니다. 봄의 서리 피해 없이 순조로운 개화기를 거쳐, 여름은 따뜻하고 건조했으나 극심한 더위는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평균 이상의 수확량과 함께 균형 잡히고 신선한 산도, 정제된 과일 풍미를 가진 와인들이 탄생했습니다. 숙성 잠재력도 기대되는 빈티지입니다.
이러한 조건 아래에서 만들어진 PVG의 뽀마르 2017은 전통적인 뽀마르의 강인함보다는, 섬세함과 우아함, 투명한 과일 맛이 두드러지는 스타일로 해석됩니다. 그는 발효 시 교반(Pumping Over)보다는 피지아주(Pigeage, 발효 중 모자(Cap)를 눌러 추출하는 방식)를 선호하여 과도한 추출을 피하고, 새 오크통의 비율을 신중하게 조절하여 순수한 과일과 테루아르의 표현에 집중합니다.
| 항목 | 내용 | 비고 |
|---|---|---|
| 생산자 | 피에르 뱅상 지라르댕 (Pierre Vincent Girardin, PVG) | Domaine Pierre Girardin으로도 표기 |
| 빈티지 | 2017 | 생산자의 데뷔 빈티지 |
| 지역 (AOC) | 뽀마르 (Pommard), 부르고뉴 | 마을급(Village) 또는 프르미에 크루(Premier Cru) 등급 존재 |
| 품종 | 피노 누아(Pinot Noir) 100% | 부르고뉴 레드의 전형 |
| 알코올 도수 | 약 13% ~ 13.5% | 빈티지 및 포도원에 따라 약간의 차이 |
| 주요 향미 | 익은 체리, 라즈베리, 바이올렛, 약간의 스파이스, 미네랄 | 신선하고 정제된 과일 풍미가 특징 |
| 음용 온도 | 14°C ~ 16°C | 너무 낮으면 향이 닫히고, 높으면 알코올이 도드라질 수 있음 |
| 음식 페어링 | 그릴드 치킨, 오리 콩피, 버섯 요리, 연한 치즈 | 과하지 않은 탄닌으로 다양한 요리와 조화 가능 |
시음 노트와 감상 포인트
PVG 뽀마르 2017은 유려하고 매력적인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 색상: 선명한 루비 레드 색상으로, 매우 밝고 깨끗한 인상을 줍니다.
- 향: 신선한 붉은 과일의 향기가 매우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익은 체리, 산딸기, 섬세한 바이올렛 꽃향기, 그리고 은은한 스파이스와 약간의 흙내음(미네랄)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집니다. 새 오크에서 온 강한 향보다는 과일 자체의 향이 주도합니다.
- 맛: 입안에서는 신선한 산도가 생동감을 주며, 부드럽고 실키한 질감의 탄닌이 감싸줍니다. 전통적인 뽀마르의 강한 힘보다는 우아하고 균형 잡힌 구조가 인상적입니다. 여운은 깨끗하고 미네랄感이 남아 오래 지속됩니다.
이 와인의 감상 포인트는 바로 '정제된 에너지'와 '테루아르의 투명한 표현'에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이렇게 완성도 높은 균형을 이루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현재 음용해도 매우 매력적이지만, 5-8년 정도의 병숙을 통해 더욱 복합적인 향미로 발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식 페어링과 음용법
섬세하면서도 구조가 있는 이 와인은 다양한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너무 강렬한 향신료나 지방이 많은 요리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요리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 추천 요리: 허브를 곁들인 그릴드 치킨, 오리 다리 콩피, 다양한 버섯을 사용한 리조또 또는 파스타, 볶음 요리, 카망베르나 브리 같은 부드러운 크림 치즈.
- 음용법: 적정 온도인 14-16°C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와인을 서늘한 실온에 두었다가 약 30분 전에 냉장고에 넣거나, 와인 쿨러를 이용해 온도를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디캔팅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진행하면 닫힌 향이 더 열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소장 가치와 마무리
피에르 뱅상 지라르댕의 뽀마르 2017은 단순히 '유명한 아버지의 아들'이 만든 와인이 아닙니다. 그는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부르고뉴의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는 젊은 거장입니다. 2017년은 그의 시작을 알리는 빛나는 신호탄이었습니다. 이 와인은 현재의 매력을 즐기기에도 충분하지만, 앞으로 몇 년간 어떻게 변화해갈지 지켜보는 것도 큰 즐거움일 것입니다. 부르고뉴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생산자의 데뷔작을 경험해보는 것은 와인 애호가라면 누구나 가져볼 만한 값진 경험이 될 것입니다.
부르고뉴의 세계는 깊고도 넓지만, 때로는 피에르 뱅상 지라르댕과 같은 새로운 별을 발견하는 과정이 이 여정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그의 뽀마르 2017은 힘과 우아함의 교차로에 서 있는 뽀마르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성공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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