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꼴라 졸리 레 비유 끌로 2007: 생물역동법의 거장이 빚은 루아르의 시간
루아르 계곡의 보석, 사브니에르와 니꼴라 졸리
프랑스 루아르 계곡은 다양한 스타일의 백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그 중에서도 사브니에르(Savennières) AOC는 최고급 백와인의 산지로 손꼽히며, 셰닌 블랑 품종으로 만든 드라이하고 미네랄 감이 풍부하며 놀라운 장수 능력을 가진 와인을 생산합니다. 이 사브니에르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드높인 인물이 바로 니꼴라 졸리(Nicolas Joly)입니다. 그는 단순한 와인메이커를 넘어 생물역동법(Biodynamics)의 선구자이자 철학자로, 자연과의 조화를 통한 진정한 테루아르 표현을 평생의 과제로 삼았습니다.
니꼴라 졸리의 대표적인 와인으로는 전설적인 단일 포도원 '끌로 드 라 꿀레 드 세랑(Clos de la Coulee de Serrant)'이 가장 유명합니다. 하지만 그의 또 다른 주력 작품인 '레 비유 끌로(Les Vieux Clos)' 역시 도멘 졸리의 철학과 사브니에르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명품 와인입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2007년 빈티지에 주목해보고자 합니다.
레 비유 끌로(Les Vieux Clos): 도멘 졸리의 핵심 크뤼
'레 비유 끌로'는 '오래된 포도원'이라는 뜻을 지닌, 니꼴라 졸리가 관리하는 약 5.5헥타르의 포도원입니다. 주로 편암과 석영, 모래가 혼합된 토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동향의 경사진 지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독특한 토양 구성은 와인에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미네랄리티를 부여하는 기반이 됩니다. 니꼴라 졸리는 1970년대부터 이 포도원에 생물역동법을 적용해 관리해왔습니다. 화학 비료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천체의 리듬에 따라 작업을 진행하며, 토양의 생명력을 최대한 고양시키는 이 방법은 결국 포도나무가 가장 깊은 곳까지 뿌리를 내려 진정한 토양의 맛, 즉 테루아르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와인 제조 과정에서도 간섭은 최소화됩니다. 자연 효모에 의한 발효, 오래된 대형 오크통에서의 숙성, 최소한의 황 첨가, 여과나 정제 없이 병입하는 방식은 모두 포도가 가진 순수한 에너지와 개성을 보존하기 위함입니다. '레 비유 끌로'는 이러한 도멘 졸리의 모든 철학이 응집된, 접근성 상대적으로 높은(끌로 드 라 꿀레 드 세랑에 비해) 크뤼입니다.
2007 빈티지: 사브니에르의 클래식한 해
2007년은 루아르 계곡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빈티지입니다. 특히 백와인에 유리한 해로, 매우 신선한 산도와 우아함, 섬세한 아로마를 특징으로 합니다. 무더운 여름이 아닌, 비교적 서늘하고 건조한 기후가 셰닌 블랑의 천천히 익어가는 것을 도와 복잡한 향과 신선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던 해입니다. 이러한 조건은 생물역동법으로 관리된 포도원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건강하게 자란 포도는 변덕스러운 기후에도 균형 잡힌 성숙도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니꼴라 졸리 레 비유 끌로 2007은 이 빈티지의 클래식한 특성인 신선함과 우아함 위에, 생물역동법 포도원의 집중된 미네랄 감과 텍스처가 더해진 특별한 해의 와인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2007년은 또한 현재(2024년 기준) 와인 애호가들이 안정적인 숙성 단계에 접어든 와인을 찾기에 매우 매력적인 빈티지이기도 합니다.
니꼴라 졸리 레 비유 끌로 주요 빈티지 비교
자료에서 언급된 여러 빈티지를 비교해보면, '레 비유 끌로'의 진화와 빈티지별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래 표는 2007년 빈티지와 다른 해를 비교 정리한 것입니다.
| 빈티지 | 기후 특징 (루아르/사브니에르) | 예상되는 와인 스타일 & 숙성 단계 | 참고 자료 내용 |
|---|---|---|---|
| 2007 | 서늘하고 건조한 여름, 우아함과 신선한 산도에 유리. | 클래식한 우아함, 생생한 산도, 잘 통합된 미네랄리티. 현재 완숙 단계에 안정적으로 접어든 것으로 평가됨. | (본 글의 초점 빈티지) |
| 2012 | 어려운 해, 수확량 적음. | 높은 농도와 집중도를 보일 가능성, 구조감이 좋아 장기 숙성 적합. | 시음회 링크가 자료에 포함되어 있음. |
| 2016 | 균형 잡힌 해, 우아함과 신선함. | 2012나 2007과 유사한 클래식한 스타일로 예상되나, 더 젊은 생명력. | 자료에서 '선구자'라는 표현으로 언급됨. |
| 2019 | 따뜻하고 일조량 많은 해. | 풍부한 과일감과 볼륨, 부드러운 텍스처.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스타일. | 자료에서 "2019빈이 훨씬 아로마도 좋고 풍성한 볼륨감"이라는 평가가 있음. |
| 2020 | 따뜻하고 건조한 해. | 풍성함과 신선함의 균형, 좋은 산도 구조. | 자료에서 포도원의 역사와 토양에 대한 설명이 포함됨. |
2007년 빈티지를 시음한다면: 기대감과 페어링
17년의 세월을 견뎌낸 니꼴라 졸리 레 비유 끌로 2007은 이제 청년기를 지나 완숙한 중년의 매력을 보여줄 것입니다. 기대할 수 있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색상: 짙은 황금색 또는 호박색 빛을 띨 가능성이 높습니다.
- 아로마: 젊은 시절의 풋사과, 배, 과일 향은 말린 과일, 꿀, 밤꽃, 미네랄, 왁스, 그리고 생물역동법 와인에서 종종 느껴지는 '우아한 동물적' 뉘앙스로 진화했을 것입니다.
- 맛과 구조: 사브니에르의 핵심인 날카롭고 생생한 산도는 여전히 와인의 척추를 이루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드러워지고 와인의 모든 요소들이 조화롭게 융합되었을 것입니다. 미네랄 감(편암과 석영의 느낌)은 여전히 긴 여운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복잡하고 진지한 와인은 가볍게 즐기기보다는 음식과의 조화를 통해 진가를 발휘합니다. 강한 향신료를 피한 정교한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 해산물: 버터 소스를 곁들인 가재, 생선(도미, 농어)의 포슬포슬한 살을 살린 구이나 브레즈(끓이기) 요리.
- 가금류: 크림 소스를 곁들인 닭고기나 퀘일 요리.
- 치즈: 껍질이 있는 세미하드 치즈(예: 콩테, 보포르)와의 조화가 특히 훌륭합니다.
수집과 보관을 위한 조언
니꼴라 졸리의 와인, 특히 2007년과 같은 잘 숙성된 빈티지는 적절한 보관 상태가 매우 중요합니다. 직사광선을 피하고, 온도(12-15°C)와 습도(70% 전후)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보관해야 그 진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미 17년이 지난 와인이므로, 가능하면 평판이 좋은 판매처나 수집가를 통해 보관 이력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와인은 앞으로도 수년, 심지어 십 년 이상 더 발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그 복잡미묘한 진화의 정점을 즐기기에 매우 좋은 시기일 것입니다.
니꼴라 졸리 레 비유 끌로 2007은 단순한 한 병의 와인이 아닙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신념(생물역동법), 한 해의 기후(2007년), 한 포도원의 정체성(레 비유 끌로)이 빚어낸 시간의 정수입니다. 한 모금에 담긴 이야기를 음미하며, 루아르 계곡이 선사하는 가장 철학적이고 우아한 백와인의 세계로 빠져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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