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마니앙의 2003년 다모드, 뉘 생 조르주의 우아한 힘

뉘 생 조르주와 '다모드' 포도밭의 매력

부르고뉴의 황금빛 언덕, 코트 드 뉘의 중심에 자리한 뉘 생 조르주는 그랑 크뤼가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명성 높은 마을입니다. 대신, 이 지역은 수많은 프리미에 크뤼 포도밭들이 그 역할을 훌륭히 대신하고 있죠. 그 중에서도 마을 가장 남쪽에 위치한 '다모드(Les Damodes)' 포도밭은 특별한 주목을 받습니다. 보졸레 바로 북쪽에서 시작되는 코트 도르의 가장 큰 모노폴(단일 소유주 포도밭)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뉘 생 조르주의 힘과 우아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독특한 테루아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포도밭의 와인들은 종종 이웃한 보죽 마을의 우아함과 뉘 생 조르주의 구조감과 힘이 결합된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가받습니다.

프레드릭 마니앙과 2003년이라는 특별한 해

프레드릭 마니앙은 부르고뉴에서 가장 역동적인 네고시앙 하우스 중 하나를 이끌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는 단순히 포도나 와인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각 포도밭의 특성에 깊이 천착하여 최상의 표현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합니다. 2003년은 부르고뉴 전역에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온 매우 특별한 해였습니다. 이 극단적인 기후 조건은 와인에 독특한 성격을 부여했는데, 높은 알코올 도수와 익은 과일의 농도, 부드러운 탄닌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조건에서 만들어진 프레드릭 마니앙의 '다모드' 2003은 테루아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뜨거운 해의 선물을 어떻게 품어냈을지 큰 기대를 하게 합니다.

2003년 다모드의 예상되는 풍미와 현재의 모습

2003년산 다모드는 출시 당시부터 강렬한 힘과 풍부한 과일 향으로 주목받았을 것입니다. 2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와인은 초기의 강렬함에서 벗어나 완숙의 단계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피노 누아 특유의 붉은 과일 향(익은 체리, 산딸기 잼)에 더해, 긴 숙성 기간을 거치며 발달한 가죽, 트러플, 숲속의 흙 내음 같은 3차 향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을 것입니다. 2003년의 더위 덕분에 탄닌은 이미 매우 부드럽게 연화되었고, 여전히 남아있는 산도는 와인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균형을 잡아주고 있을 겁니다. 이제는 그 힘이 우아함으로 변모한, 마시기 가장 좋은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모드 포도밭을 표현하는 다른 명가들의 와인

다모드 포도밭의 매력을 보여주는 와인은 프레드릭 마니앙 뿐만이 아닙니다. 여러 유명 도멘과 네고시앙이 이 포도밭의 포도로 뛰어난 와인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들의 스타일을 비교해보면 다모드 포도밭이 얼마나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한지 알 수 있습니다.

생산자/와인 빈티지 예상 및 보고된 스타일 특징 참고 사항
프레드릭 마니앙 뉘 생 조르주 프리미에 크뤼 '다모드' 2003 익은 과일의 농도, 부드러운 탄닌, 뜨거운 해의 영향으로 풍부하고 관대한 스타일. 장기 숙성 후 우아한 3차 향 발달 예상. 네고시앙 하우스의 접근법. 2003년이라는 극단적 해의 샘플.
막심 슈를랭 노엘라 뉘 생 조르주 프리미에 크뤼 '레 다모드' 2019 특별한 텍스쳐와 집중도를 지닌 것으로 보고됨. 정교하고 세밀한 과일 표현과 미네랄리티. 젊은 세대의 재능 있는 생산자. 도멘 포도를 사용.
도멘 레모리케 뉘 생 조르주 프리미에 크뤼 '레 다모드' 2018 뉘 생 조르주의 전형적인 힘과 구조를 보여주는 훌륭한 프리미에 크뤼. 전통적인 도멘. 포도밭의 클래식한 표현을 추구.
자끄 프레드릭 뮈니에 뉘 생 조르주 프리미에 크뤼 '끌로 드 라 마레샬' 2015 섬세함과 우아함으로 유명한 뮈니에 스타일. 힘보다는 정교함과 복잡성에 중점. 다모드 포도밭은 아니나, 같은 마을의 대표적인 모노폴 포도밭으로 비교 참고용.

2003년 빈티지 와인을 즐기기 위한 제안

이처럼 완숙기에 접어든 2003년 빈티지의 부르고뉴 와인을 최고의 상태로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 디캔팅: 장기 숙성 와인은 병입 시 생성된 침전물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드럽게 서빙하기 몇 시간 전에 병을 세워 침전물을 가라앉힌 후, 조심스럽게 다른 데칸터에 옮기는 것이 좋습니다. 과도한 디캔팅은 섬세한 향을 날려보낼 수 있으니 주의합니다.
  • 온도: 실내온도(18도 이상)보다는 약간 낮은 14-16도 사이에서 서빙하는 것이 복잡한 향과 풍미를 느끼기에 적합합니다.
  • 음식 페어링: 부드러운 탄닌과 풍부한 풍미를 가진 이 와인은 향이 강하지 않은 고급스러운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로스팅한 암퇘지고기, 버섯 크림 소스를 곁들인 비프 웰링턴, 익힌 두부 요리 등이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 기대감: 이 와인은 힘보다는 우아함과 복잡성으로 대접해야 합니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시간이 빚어낸 다양한 향과 풍미의 레이어를 천천히 탐구하는 마음으로 즐겨보세요.

마무리: 시간이 선물한 우아함

프레드릭 마니앙의 2003년 뉘 생 조르주 '다모드'는 두 가지 특별한 요소가 결합된 와인입니다. 뉘 생 조르주 남단의 우아한 포도밭 '다모드'의 정체성과, 부르고뉴 역사에 기록될 만한 뜨거웠던 2003년이라는 해의 성격이 말이죠. 이 와인은 더 이상 젊은 와인의 강렬한 과일 폭발을 보여주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20년이라는 시간이 다듬고 정제한, 고급스러운 향과 부드러움, 그리고 여전히 느껴지는 테루아의 힘을 보여줄 것입니다. 부르고뉴의 숙성된 피노 누아가 주는 최고의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이런 시간의 여정을 한 병의 와인을 통해 체험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 와인은 그런 의미에서 수집가이자 애호가에게 소중한 경험을 선사하는, 살아있는 역사의 한 조각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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